회고록 블로그

무경력자, 카페 알바 면접 본 후 기분 나빴던 후기 본문

7. 잡담/기타

무경력자, 카페 알바 면접 본 후 기분 나빴던 후기

김간장 2021. 3. 3. 03:13

최근 직종을 변경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독학으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건 쉽지 않았다. 아직 취업할 수 있는 실력까지는 되지 못하는데... 돈은 필요했다.

 

그래서 취준 준비를 하면서 용돈을 직접 벌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있었던 '카페 알바'를 해보고 싶었다.


 

제일 먼저 한 것은 알바몬에 접속해서 공고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 마음에 드는 1곳을 정해서 지원서를 정말정말 성의있게 썼다.

왜냐하면 나는 카페를 포함한 요식업으로의 알바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ㅎ..

지원서라도 잘 써야겠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1-2시간 정도 지원하는 카페에 대해서 계속 조사했고, 그 카페의 어떤 점이 끌려서 지원하게 되었다고 적었다.

그리고 경력은 없지만 어떤 점으로 어떻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거의 대기업 자소서를 쓰는 것처럼 썼다. 물론 진짜 취업을 준비할 때보다는 기업조사에 시간을 덜 쏟았지만.. 어쨌든 순서는 비슷함..

 

그리고 운 좋게도! 한번 방문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카페에 30분 정도 일찍 방문했고,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력서를 출력해서 깨끗하게 가져가면 좋다고 하길래 L자 화일에 넣고 종이봉투에 넣어서 가져갔다.

확실히 이렇게 준비하는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맞는 것 같다.

 

 

어쨌든,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대면하자마자 그런 말씀을 하셨다.

 

모집 공고를 올렸을 때 경력직은 딱 한 분만 지원을 해서 며칠전에 그 분과 면접을 봤다고 했다.

그 분을 채용하기로 다 결정되었는데 그 분께서 사정이 있어서 못하게 되었다고 어제 말씀주셨고..

오늘 나에게 한번 방문해달라고 얘기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러고는,

그 분을 제외한 (나를 포함한) 나머지 분들은 전부 무경력자이어서 더 면접을 보지 않고 다시 공고를 올리려고 했는데,

그래도 내가 카페에 대해 조금이라도 조사를 하고 지원서를 써서 한번 부른 것이라고 하셨다.

내가 거절하면 공고를 다시 올릴 거라고도 말씀하셨다.

 

할말이 없어서 리액션만 하고 있었는데, 가끔 난감한 말씀을 하셨다.

예를 들면 초보자는 처음부터 하나씩 가르쳐야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경력자를 자꾸 뽑게 된다는 등.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마치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된 기분이었다.

내가 카페에 대해 하나라도 더 찾아보고 지원서를 썼으니 그 성의를 봐서 한번 면접을 봐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고,

경력직을 더 원해 하시는 느낌을 자꾸 받았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

 

마지막에 같이 일을 하고 싶냐고 여쭤보셨는데, 그 자리에서 답을 드리지 못했다. 고민이 좀 필요했다..

 

정말 카페 알바를 해보고 싶었고,

초보에게 이런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는데

면접을 보면서 느낀 이질감이 자꾸 마음 한 편에 걸려서 쉽사리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조금 있다가 문자로 죄송하다고 답을 드렸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차라리 그 사정을 말씀해주시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처음에 얼굴을 보자마자 그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초보자를 가르치는 것이 힘들다보니 경력자를 선호하고,

내가 거절하면 다시 모집공고 올려서 구인할 것이라는 이야기,

처음에 공고를 올릴 때 어떤 알바생을 원했다는 얘기 등등.

 

사장님께서 원하시는 알바생 조건이 있는 것 같고 그 조건과 나는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은데

나는 왜 연락을 받아서 왜 이 자리에 앉아있나.. 하고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희망회로를 열심히 돌려보면서 최선책을 선택하지 못하셔서 차선책을 선택하신 건가보다 라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렇다면, 면접자를 난감하게 하는 멘트를 하실 필요가 있었을까.

 

'어쩔 수 없지. 이 사람이라도 데리고 일을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갖고 계셨던 것이라면

굳이 '지원자 중에 유일하게 한명 있던 경력자 뽑을 생각이었는데 그 분이 안된다고 했다', '초보자는 가르치는게 힘들다' 등의 불필요한 멘트는 마음속에 품어두셔도 되지 않았을까.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고, 집에 돌아와서 생각했다.

타인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상대방이 상처 받을 말, 상처 받지 않을 말을 잘 구분해서 말을 해야겠구나 라고.

'7. 잡담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12.29 블로그를 잠시 멈추기로 했다.  (0) 2021.12.29
[이력 기록] 블로그 글 정리  (0) 2021.08.18
Comments